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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 유물 한국 위탁' 합의 도출 실패

대한인국민회 유물의 한국 조건부 위탁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첫 회합이 큰 성과없이 끝났다. 5일 오후 LA한인타운 뉴서울호텔에 모인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과 한미역사보존협회, 흥사단 미주위원부 대표들은 3시간 가까운 협상을 했으나 유물을 한국에 보낼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앞으로 정례적인 모임을 통한 의견 수렴에는 합의했다. 기념재단 측 권영신 이사장은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유물의 소유권 문제와 같은 속 깊은 얘기들도 나왔다. 의견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훼손되고 있는 유물을 잘 보존해야 한다는 데는 다들 같은 생각이었고, 앞으로 합의점을 찾아 가자는 동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물의 한국행을 추진해 온 기념재단 측에 반대해 한인사회 보관을 주장해 온 보존협회 측 김시면 위원장도 "좋은 모임이었다. 어떤 결말이 나지는 않았지만 유물 처리에 대한 발전적 접근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며 긍정적 평가를 했다. 김 회장은 "한국 국회의원들이 '한국으로 보내면 필요할 때 반환을 보장하는 서약을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를 믿고 여러 단체가 모여 보내는 방법을 장기 임대식으로 하고, 한인사회에 수장고 같은 시설이 건립될 수 있는 연수를 계산해 5년+3년으로 최장 8년의 임대계약서를 만들자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념재단 측의 한 관계자는 "유물의 소유권을 다시 들먹이고, 소송을 진행하게 된다면 쉽게 풀릴 것처럼 보이던 문제가 다시 경색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 소모적인 논쟁을 지속하기 보다 당장 썩어가는 유물의 훼손을 막을 수 있는 현명한 접근이 우선시 됐으면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문호 기자

2015-02-05

[중앙 칼럼] 유물 사태 해결 위한 마지막 관문

대한인국민회 유물 사태의 실마리가 찾아진 듯해 다행이다. 지난주 한국 국회의원들이 LA를 다녀간 뒤로 유물의 한국행과 한인사회 잔류를 두고 대치하던 한인단체 간 분위기가 꽤나 부드러워졌다. 무엇보다 유물 추가 훼손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공통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희망적이기까지 하다. 기자가 국민회 유물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사실 같은 이유에서였다. 발견된 지 11년이나 된 유물이 박스에 담긴 채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에 방치되고 있다는 말에 황당했었다.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당장에라도 한국(독립기념관)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LA한인사회에 유물을 보존처리하고 보관할 만한 시설이 없으니 한국에 조건부 위탁했다가 관련 시설을 갖췄을 때 돌려받자는 제안이니 문제될 것이 없었다. 당장 썩어 가는 100년 이상된 서류 책자 신문 등의 문건류를 약품처리하고 스캔해 연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일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이민 선배의 얼이 담긴 유산을 발생지인 LA한인사회에서 길이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 의견 중에는 유물을 활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심'이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논리는 분명했다. '한국으로 유물을 보냈을 때 확실한 반환 보장이 어렵다'며 반대하는 주장도 있었다. 유물의 한국행을 반대하는 쪽은 인근 사립대학인 USC의 도움을 받아 무상 보존처리할 것을 제안했고 LA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전제로 한 소송도 제기했다. 이런 식이라면 타협안을 찾기가 좀처럼 어려워 보였다. '선 USC 보존처리 후 한국행'이란 타협안이 거론되기는 했으나 실제 진척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통일된 협상안은 없었고 되는 대로 합의점을 찾아 보려는 난맥상만 도드라졌다. 지난 2003년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복원 공사 중 발견된 유물은 발견 당시에도 이미 훼손이 심했다. 한국의 전문가들이 몇 차례 실사를 하면서 유물의 귀중함을 알리며 시급한 보존처리를 강조했었건만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 먼저 한국으로 보내든 USC에서 약품처리를 하든 당장 썩어가는 유물을 위해서는 빠른 타협과 결정이 필요했지만 평행선을 달리는 주장들로 봐서는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의외로 쉬운 곳에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었다. 두 명의 국회의원이 중재자로 나서 '유물의 훼손부터 막고 보자. 한국으로 보냈다가 한 달이면 돌아 올 수 있다. 유물의 반환은 보장하겠다'고 설득하면서 접점이 찾아지기 시작했다. 협상 과정에서 두 국회의원이 '(반환을 보증하는)혈서라도 쓰겠다. 볼모로라도 잡히겠다'며 애절하게 매달린 탓도 있었지만 그보다 우리 모두의 마음엔 똑같이 확고한 민족과 역사의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어떤 대의명분도 유물의 훼손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과 자칫 역사와 민족 앞에 영원한 죄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양측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아직도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니 조심스럽다. LA에 와서 '사고를 친' 국회의원들은 한국에 돌아가 관련 부처 장관과 동료 의원들을 설득해 '반환 보증서'에 서명을 받아야 한다. LA에서는 대립하는 단체간 대화를 통해 어떻게 유물을 처리할지를 두고 타임라인을 세워야 할 것이다. 아직 법원에 제기된 소송도 그대로 있으니 이부터 해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국민회 유물을 두고 갈등과 분열로 치닫던 LA한인사회가 대화와 타협의 성숙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선조와 후세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미주 초기이민과 독립운동사를 기록한 유물을 지키기 위해 우리 세대는 큰 노력을 했다고.'

2015-01-30

"대한인국민회 유물 갈등 봉합 한인사회 분열 종지부 찍을 때"

"문화 유산은 잘 다루면 평화를 가져오고 잘 못하면 갈등을 불러 일으킵니다. 대한인국민회 유물이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한인사회가 지난 10년 넘게 갈등과 분열을 겪어 온 것도 해당 유물 잘 다루지 못한 탓입니다. 이제 그런 갈등을 봉합하고 분열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가 됐습니다. 마침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귀중한 독립운동사료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우리 민족을 위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회 유물의 보관방법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는 LA한인사회에 타협안 제시와 함께 문화재 보관에 대한 경종을 울린 안민석 의원이 지난 23일 본사를 방문, 국민회 유물과 국회 내 유물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소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3선 의원인 안 의원은 새누리당의 3선 서상기 의원과 함께 지난 21일 LA를 방문, 국민회 유물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 온 한인단체 대표들을 만나, 보존처리를 위한 한국행의 타협안을 제시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본지 23일자 A-1·3면 참조> 안 의원과 서 의원은 '박스에 담긴 채 훼손되고 있는 유물을 일단 한국으로 보내, 약품처리를 하고 다시 LA한인사회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국회와 한국정부가 보장하도록 하겠다'며 반대쪽 단체를 설득했다. LA한인사회는 지난 2003년 대한인국민회 기념관 복원 공사 중 발견한 2만 여 점 유물을 두고 '한국에 조건부 위탁'과 'USC에서 보존처리 후 한인사회 보관'이란 의견이 맞서 왔다. 안 의원은 "한국의 유물 복원 기술력은 세계 최고다. 그런 기술력을 두고 USC같은 사립대에 맡겨서 잘못 처리할 경우 과연 누가 책임질 수 있나. 또, 국민회 유물은 미주한인독립운동사가 담긴 우리 민족의 자존감이다. 한인사회에 보관도 중요하지만 한국 국민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유물을 일단 한국으로 보내, 널리 알릴 수 있길 기대한다"며 국회 내 문화재 협상가(?)다운 말솜씨를 과시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11월 발족한 (사)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이하 한민족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아 해외 우리 문화재 발굴과 보존 및 환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LA방문도 국민회 유물의 보존 처리가 시급하다는 소식을 접한 후 지역구 활동마저 내던지고 달려온 터였다. 안 의원은 지난 3년간 (사)문화재제자리찾기와 함께 LA카운티미술관에 보관 중이던 문정왕후 어보 환수라는 결정을 끌어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2013년 어보 환수를 위한 LA카운티박물관 방문 중 상임위를 바꾸는 결단도 내렸다. 안 의원은 "당시엔 어보 환수를 위해서는 전력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현장에서 원내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로 전격 교체했다"며 "결과적으로 정치권을 떠나서도 할 일을 찾은 셈이 됐다"며 웃었다. 안 의원은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10만여 점이 넘는다. 주로 일본과 미국에 있지만 유럽과 러시아 등지에도 있다. 그런데 이를 되찾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해외 한인들도 함께하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한민족네트워크는 그런 일을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한 뒤 "국민회 유물은 한국에 가서 잘 보존처리되고 다시 반환하는 과정을 통해 LA한인사회가 화합하고 단결하는 계기가 되고 궁극적으로 한인사회의 숙원인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움직임으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김문호 기자

2015-01-26

"국회·정부가 유물 반환보장 서류 만들겠다"

'한국 이관'과 '한인사회 보존'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인국민회 유물 처리의 실마리가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LA를 방문한 (사)문화재찾기한민족네트워크의 서상기(새누리당), 안민석(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유물 반환 100% 보장'을 조건으로 그동안 유물의 한국행을 반대해 온 한미역사보존협회(이하 보존협회) 측과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뤄냈다. 22일 보존협회측 관계자들과 만난 서, 안 의원은 "나름 국회에서 중진 역할을 하는 3선의 우리와 유물 관계 기관장, LA총영사까지도 반환을 보장하는 서류에 사인해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이에 보존협회 측도 "보훈처 장관과 독립기념관장까지 포함된 증빙서류가 접수된다면 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LA한인타운 뉴서울호텔에서 가진 면담에는 두 의원과 보존협회의 김시면 회장, 이자경 위원이 참가했다. 양측은 미주한인독립운동사가 기록된 국민회 유물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보존처리가 안된 유물의 훼손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의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했다. 서 의원은 "유물의 보관상태를 보고 정말 안타까웠다. 보존처리되지 않은 태극기에 구멍이 난 상태였다. 발견 후 진작에 처리했으면 됐겠지만 아직도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 5~10년 더 지난다면 태극기는 아마 없어질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유물을 어디에 두느냐를 가지고 싸울 때가 아니다"라며 "일단 한국에서 약품처리부터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도 "한국이 유물 복원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전문가들은 한달이면 할 수 있다고 한다. 인력도 충분하다. 올해 광복 70년을 맞는 해인데다 독립운동 관련 사료들이기도 하니, USC가 아닌 한국에서 복원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설득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과 이 위원은 "유물은 발생지 보존이 원칙이지만 당장 훼손이 심하니 응급조치를 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유물이 일단 한국으로 보내지면 반환된다는 보장이 없다. 앞서도 여러 번 미주 한인사회 유물이 한국으로 건너갔지만 반환된 적이 없었다. 그것을 보장할 수 있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서, 안의원은 귀국 후 곧바로 서류 작업을 할 것이며 빠르면 광복 70년을 맞아 오는 3.1절까지는 유물의 한국행이 이뤄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에 앞서 두 의원은 김현명 LA총영사와 함께 한미박물관 홍명기 이사장도 만나 유물의 한국행 도움을 요청했다. 홍 이사장은 "동포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좋은 방향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문호 기자

2015-01-22

"유물 추가 훼손 막도록 돕겠다"

"안타깝죠. 부끄럽기도 하고요. 추가 훼손을 막도록 (보존처리를) 서둘러야겠습니다."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이하 나성교회) 어린이교실에 보관 중인 대한인국민회 유물을 살펴 본 서상기(새누리당), 안민석(새정치민주연합)의원은 아쉬움이 큰 표정이었다. 특히, 대한인국민회가 샌프란시스코로부터 LA에 지금의 기념관을 준공하고 1938년 개관 기념식을 할 때 썼다는 태극기를 펼쳐 볼 때는 안타까움이 더욱 커보였다. 태극기 한 쪽에 좀이 슬어 군데군데 구멍이 난 상태였던 것. 21일 LA에 도착, LA공항에서 곧바로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을 방문한 두 의원은 절차상의 이견 때문에 유물이 제대로 보존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거듭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들은 이번 방문을 통해 유물 보존에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들을 두루 만나 차이를 좁히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한국 국회의원이 국민회 유물 문제 처리를 위해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자리에는 유물의 소유권이 있는 나성교회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임원 및 이사진이 참석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으로 나란히 3선인 서, 안 의원은 국민회 유물을 둘러싼 이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귀중한 독립운동 사료들은 후세에도 잘 물려줘야 할 보물이다. 다만, 보관 방법상 차이로 소송까지 걸었다는 말을 듣고 합리적 방법을 찾아 중재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이를 위해 22일 중 유물의 한인사회 보존을 원하는 관계자들과 만난 후 양측이 다시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유물의 한국행에 반대하고 있는 한미역사보존위원회의 김시면 회장도 연락이 오면 국회의원들을 흔쾌히 만나 의견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김문호 기자

2015-01-21

국민회관 유물 실마리 풀리나

답보상태인 대한인국민회 유물의 한국 위탁 문제를 풀기 위해 한국 국회의원들이 LA를 찾는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국민회 유물 관계자들과 오늘(21일) 오후 4시 라하브라 하이츠의 나성교회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지난 2003년 국민회 기념관 복원공사 중 발견된 2만여 점의 유물 중엔 미주한인독립운동사를 새롭게 밝혀줄 귀중한 사료들이 많아 한국 학계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안 의원은 LA카운티미술관이 보관 중인 문정왕후 어보 반환을 위해 관련 단체와 많은 노력을 하는 등 문화재 보존 등에 관심이 큰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현재 국민회 유물은 소유권을 인정받고 있는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측이 보관중이다. 대부분 유물은 문건류들로 작성된 지 100년 이상 된 것들이라 훼손 정도가 심해 약품처리 및 보관작업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그 방법을 두고 의견이 갈린 상태다. 그동안 유물을 보관.관리해 온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측은 '한국으로의 조건부 위탁관리'를 추진해 왔다. LA한인사회에 유물을 보관할 만한 수장고가 없는 만큼 추후 관련 시설이 마련될 때 돌려받는 조건으로 독립기념관으로 보내자는 것이다. 한인사회에서 모금운동 등을 할 필요없이 한국 정부에 위탁해 잘 보존.보관했다가 후일 돌려받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물은 한인사회에서 보존해야 하며 이를 위해 USC나 UCLA에 보존처리 및 보관을 맡기자'는 의견이 맞서면서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물의 한국행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지난해 10월께 '한미역사보존위원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교회와 기념재단 측의 유물 이전을 막기 위해 LA카운티 법원에 관련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소송 제기에 따른 청문회 등의 진전 사항은 아직 없지만 타협안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USC에서 약품처리 후 한국으로 보낸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진척되지는 않았다. 유물의 훼손이 심한 터라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는 만큼 이번 국회의원 면담이 유물처리에 어떤 전환점이 될 지 주목된다. 김문호 기자

2015-01-20

[이슈 2014] 대한인국민회 유물

대한인국민회 유물 처리가 답보상태로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 2003년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복원공사 중 다락방에서 나온 2만여 점의 유물은 한국 독립운동사와 초기 미주한인이민사가 기록된 문건류(서류, 문서, 신문 등)로 보존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물을 한국으로 조건부 위탁하자는 쪽과 이에 반대하는 쪽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유물은 아직도 방치되고 있다. 작성된 지 100년 넘은 일부 서류들은 이미 훼손 정도가 심해 복원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라는 게 역사학자들의 애타는 심정이건만 좀처럼 타협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과 2012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유물 내용을 실사한 한국 독립기념관 학자들은 '국민회 유물 중 약 5000~6000점은 상급의 사료적 가치가 있으며, 역사적 인물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야 할만한 내용을 담은 보물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연구는 커녕 약품처리 등 보존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어 관계자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 국민회 유물이 논란의 중심에 있게 된 데는 이민 110년이나 된 한인사회에 수장고 시설을 갖춘 마땅한 박물관이 없는 데서 비롯했다. 지난해 4월 LA시로부터 6가와 버몬트의 주차장 부지를 사실상 무상임대(50년간 연 1달러)받아 한미박물관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은 있었다. 그러나 이후 거의 진척된 게 없어 앞으로도 상당기간 한인사회엔 유물을 보존·보관하고 연구할 만한 시설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 이유로 그동안 유물을 관리해 온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과 유물을 보관 중인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는 '한국으로의 조건부 위탁'을 결정했고, 지난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해 왔다. '한인사회에 수장고 시설을 갖추면 반환받는 조건을 명시해 일단 독립기념관에 위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9월 4일 유물 공청회를 기점으로 '한국행 반대' 의견이 대두했고, 기념재단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유물의 한국행을 반대하는 한인들은 '유물을 한국으로 보내기보다 인근 USC와 UCLA를 활용해 보존·보관한 후 궁극적으로 한인사회에 마련할 박물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 인사들은 한미역사보존위원회(이하 보존위)라는 단체를 만들어 지난달 LA민사법원에 가처분신청(TRO)을 전제로 한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아직까지 추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법정다툼은 미뤄지고 있지만 여차하면 선조의 유물이 미국법정에서 수난을 당할 판이다. 타협안으로 'USC에서 약물처리 후 독립기념관으로 보내자'는 움직임이 일부 있었지만, 보존위 측 인사간에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협상테이블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

2014-12-19

"국민회 유물 소송 안타까워 잘 해결돼 유물훼손 막아야"

"한국행을 두고 LA한인사회에 논란이 되고 있는 국민회 유물 문제가 잘 처리됐으면 합니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전세계 해외 독립운동 사료 수집차 LA를 방문한 국가보훈처와 산하 독립기념관 관계자가 국민회 유물 처리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지난 17일 잠시 인터뷰에 응한 국가보훈처 정인완 행정사무관과 전일현 연구원, 독립기념관 김도형 책임연구원 등 3명은 전날(16일) 도착해 대한인국민회 기념관과 USC박물관에서 독립운동 사료를 파악하고, 이날도 UCLA박물관을 방문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UCLA박물관에서는 실체만 알려졌던 '3.1 운동 당시 국민보 원본'을 확인할 수 있었다. UCLA와는 관련 자료 수집을 위한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라며 상기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국민보는 1913년부터 1968년까지 하와이 국민회에서 발행한 주간지로 독립운동 상황이 잘 담겨있는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김도형 박사는 "국민회 유물을 두고 소송까지 제기됐다는 사실은 16일 LA에 도착 후 들었다. 안타깝다"며 "유물의 한국 위탁관리를 추진해 온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나 한국행을 반대하는 쪽, 모두 유물을 잘 관리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한인사회에 수장고와 같은 시설이나 관리 비용 등이 준비되지 않은 현재 상황이라면 하루빨리 한국으로 보내, 유물의 추가 훼손을 막고 미주 독립운동사 연구를 완성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국민회 총회관 복원공사 중 발견된 2만여 점의 유물(문건류)은 현재 총회관 소유주인 나성한인연합교회 일반 교실에 보관되고 있다. 그동안 유물 관리를 해 온 기념재단 측은 "한인사회에 마땅한 시설이 없는 만큼,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독립기념관에 위탁 후 돌려받자'며 일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한인사회에서 발생한 유물은 현지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일부 한인들이 대안으로 USC와 UCLA 위탁 후 박물관을 건립해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 측이 맞서고 있다. 한국행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지난달 LA민사법원에 해당 유물의 가처분신청(TRO)을 제기한 상태다. 김문호 기자

2014-12-18

'유물 반환 소송' 일단은 피해

대한인국민회 유물의 한국(독립기념관) 위탁 문제를 둘러싼 법정소송은 일단 피하게 됐다. 한미역사보존위원회(가칭·이하 보존위)가 유물의 한국 이관에 반대하며 제기한 소송〈본지 11월 21일자 A-4면>에 맞대응을 검토했던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하 기념재단)이 협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기념재단 측은 11일 정기총회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확인하고 보존위측에 이를 전달키로 했다. 소송을 제기한 보존위측 법률고문 서동성 전 변호사도 "소송은 기념재단과 교회 측이 혹시라도 유물을 통고없이 한국으로 보낼까 염려돼 취한 조치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밝혔다. 독립운동을 한 선열의 발자취가 담긴 보물을 두고 후세들이 법정다툼을 하는 볼썽사나운 일만은 피해야 한다는 데 양측이 인식을 함께 한 셈이다. 유물 처리에 대해 일부에서는 'USC에서 약물처리를 한 후 독립기념관으로 조건부 위탁한다'는 내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재단 측은 "USC 측이 유물의 무상 보존처리를 자신하고 있으니, 과연 어떤 처리를 할 수 있는지,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리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변호사를 통해 물어 놓은 상태"라며 "답변을 받아 본 후 보존위 측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기념재단의 차기 이사장에 권영신(사진)씨가 선출됐고, 윤효신, 이귀호, 서경원씨 등 3명이 부이사장을 맡기로 했다. 또 유물 처리 문제는 2015년 상반기까지 매듭짓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문호 기자

2014-12-12

'대한인국민회 유물 한국행' 결국 법정 소송

대한인국민회 유물의 한국행을 반대해 온 가칭 '한미역사보존위원회(이하 보존위)가 지난 12일 LA카운티 법원에 유물의 한국 이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케이스 번호 BC563614)'을 접수한 것으로 밝혀져 유물 처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소장은 보존위 측 서동성 법률고문을 원고로 하고 있으며 유물의 한국행을 추진해 온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과 유물을 보관해 온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를 소송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소장에는 ▶유물 소유권에 대한 유권해석과 ▶유물 이전에 대한 영구적 금지명령(가처분신청) ▶유물 관리를 위한 제 3자 지정을 법원이 판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또 기념재단과 교회측은 30일(12월 12일) 내로 서면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보존위의 서동성 고문은 "소장 접수는 절대로 법정싸움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당장 유물을 한국으로 보낼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함일 뿐이며 오히려 합리적인 대화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서 고문은 "사실 소장은 송달하지 않기로 했던 일인데 뭐가 좀 잘못된 것 같다. 국민회 유물 문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법정다툼까지 가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것은 보존위 측 인사들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고문은 "당장 유물이 썩고 있고, 그런 상태로는 한국으로 보낼 수도 없으니 일단 USC 같은 곳에서 약물처리 등을 한 후에 한국으로 보내도 될 것이며 소장에도 '유물의 안정화'을 위해 그런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가처분신청이나 소유권 유권해석, 유물관리를 위한 3자 지정 등의 문제는 더 이상 대화가 되지 않을 경우를 위한 최후의 방안으로 향후 소송의 진행방향을 적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송을 당한 기념재단이나 교회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기념재단 이사들은 한인 이민선조와 독립운동 선열의 얼이 담긴 유물을 보관·관리하는 문제를 대화와 타협이 아닌 법원의 판단에 맡기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기념재단 이사진은 그동안 대화 분위기가 조성돼 기대를 걸었지만 일단 소송이 제기된 이상 맞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태도다. 또 상대가 대화를 위한 소송이라고 하지만 '소송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교회 측을 포함한 기념재단 이사진은 조만간 모임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기념재단의 민병용 이사장은 "지금도 기념재단 측은 대화를 우선한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문제는 2003년 다락방 공사 중 발견된 유물의 훼손을 막아야 하는 일인만큼 USC에서 선 약품처리를 하고 한국으로 보내는 방법도 하나의 대안으로 이사들간 이야기를 더욱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문호 기자

2014-11-20

[발언대] 이민사 유물 '한국행'이 답이다

우리말에 옹고집이란 말이 있다. 억지가 매우 심한 고집이라는 뜻이다. 대한인국민회 유물을 놓고 대한인국민회의기념재단과 한미역사보존위원회(가칭)의 의견이 대립되어 합의점을 못찾고 있음에 답답한 마음이 앞선다. 어떤 문제건 찬성과 반대가 있고 나름대로의 합리성이나 주장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답이 나와 있는데도 옹고집으로 자기 주장만 합리화하려고 한다면 해결과 수습은 어려워진다. 이민사 유물과 자료의 현지 보존 및 보관은 모든 여건과 정황상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그렇다면 정답은 하루 빨리 잘 보관하고 보존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인데 한국 정부에서 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주저하고 망설일 이유가 없다. 이곳 대학에서도 보관 보존해 준다고 하지만 그것은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귀중한 역사 자료이자 유물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미주 한인에게 귀중한 것은 대한민국에게도 귀중한 유물이자 자료이다. 이곳 대학에서 아무리 잘 보관하고 보존한다 해도 본국만은 못할 것이다. 내 자식을 남이 아무리 잘 키워준다해도 내 가족만은 못한 것과 같다. 유물이 현지에 없다고 그 가치나 역사성이 손상되거나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모금운동으로 장소를 마련하고 보존 보관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이미 우리 능력 밖의 일이다. 현실성 없는 주장이다. 유물과 자료를 제대로 보존하고 그 속에 담긴 내용을 햇빛 보게 만들려면 하루 속히 본국으로 보내야 한다. 그것만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며 지혜로운 결단이라 생각한다.

2014-10-21

"국민회관 유물 처리 법적 대응만은 피합시다"

"법적 대응만큼은 피하고 더 자주 만나 현명한 해결 방안을 찾아봅시다." 대한인국민회 유물 처리를 둘러싸고 대결양상을 보여 온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임시 이사장 민병용)과 한미역사보존위원회(가칭· 위원장 김시면) 대표자들이 처음으로 만나 합의점을 모색했다. 15일 LA한인타운 뉴서울호텔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 기념재단 측에서 민 이사장을 비롯한 권영신, 윤효신, 배국희 이사, 보존위 측에서는 김 위원장과 서동성, 이자경 위원이 참석해 2시간여 동안 진지한 토론을 했다. 양측은 궁극적으로 유물의 한인사회 영구보존에는 같은 생각이었다.보존위 측 김 위원장은 "당장에라도 한인사회에서 기금모금 운동을 전개해 수장고를 갖춘 박물관을 지어 유물을 보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기념재단의 민 이사장도 "수장고를 짓는 문제는 이전에도 한국정부에 요청을 했을 정도로 기념재단에서도 관심을 기울여 온 문제다. 다만, 당장 실현될 수 없기에 일단 유물을 한국에 조건부 위탁했다가 돌려받는 것을 대안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토론 참석자들은 '지난 2003년 대한인국민회 총회관 복원공사 중 발견된 2만여 점의 유물이 한인 이민 선조의 생활과 독립운동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만큼 우리가 잘 보관했다 후세에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방법과 절차에서는 여전히 입장 차를 보였다. 서동성 변호사는 "유물의 훼손상태가 심하니 당장 USC에 맡겨 약품처리 등을 할 수 있도록 하자. USC나 UCLA에서 무상으로 해줄 수 있다고 했다"고 제안했고, 이민역사연구가인 이자경 위원도 "왜, 꼭 유물을 한국으로 보내야만 하느냐"며 기념재단을 압박했다. 기념재단의 권 이사는 "LA의 유물이 한국의 후손들에게도 교육 자료로 활용돼야 한다. 유물을 한국에 위탁하는 것은 보존과 연구 외에도 한국민들에게 LA의 선조가 정말 대단한 일을 했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LA에 마땅한 시설이 갖춰지면 반환받아도 될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모임에서 타협점을 찾지는 못했지만 이해의 폭은 넓혔다는 것이 양측의 평가다. 특히 유물 발견 후 11년 동안 기념재단 이사들은 유물 소유권을 가진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측을 설득하고 함께 보존에 힘쓰자는 합의를 이뤄냈다는 설명을 했고, 보존위 관계자들도 그런 노고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양측은 법적대응은 제쳐두고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자'며 자리를 마무리 했다. 격한 토론으로 잠시 얼굴을 붉혔던 이 위원도 먼저 손을 내밀며 기념재단 위원들과 악수를 하는 훈훈한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김문호 기자

2014-10-15

유물 주인도 아니면서 뒤늦게 왈가왈부 '한심'

대한인국민회관 유물의 한국 위탁 보관문제를 놓고 법정소송이 우려되고 있다고 한다. 설마했던 일이 기어코 일어나고야 말았다. 한인사회에서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 두 개의 의견으로 갈라지면 타협으로 해결된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 한인들은 법을 지키는 준법정신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법정 소송은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유물의 한국 위탁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에 묻고 싶다. 찬성측은 찬성을 원하는 한인사회 여론을 대표하고 있는가. 반대측은 반대를 원하는 한인사회 여론을 대표하고 있는가. 누가 그들에게 대표성을 주었나. 자신들의 명예욕이나 욕심 때문에 싸우는 것이지 절대로 한인커뮤니티의 민의를 대표하지도 않는다. 언제부터 그들이 이민사 유물을 그렇게 목숨처럼 소중하게 생각했는가. 그렇다면 그토록 오랜 세월, 유물이 썩도록 그렇게 방치해 놓을 수 있었을까. 지금까지 가만 있다가 왜 이제와서 왈가왈부 한치의 양보없이 싸우고 있는지 궁금하다. 결론은 간단한다. 어떤 명분과 이유보다도 지금 시급한 것은 썩고 있는 유물을 보존하는 일이다. 법정소송까지 가서는 안 된다. 법정싸움이 시작되면 또 오랜 시간 유물은 갈 곳 없어 방치될 수밖에 없다. 이민사 유물이 자기들 물건도 아닌데 왜 그토록 주인 행세하며 싸움을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무엇이 진정으로 유물을 위한 것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김철수.노스리지

2014-10-13

[커뮤니티 광장] 이민사 유물 한국행, 반대 할 일 아니다

"애국가를 울리려고 매일 밤마다 잠자리에 누워 생각했어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우슈(중국 전통무술) 금메달리스트가 인터뷰도중 눈물을 펑펑 쏟으며 한 말이다. '애국가를 울리려고…', 이것이 애국이다. "오렌지 하나를 따더라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따라"고 일깨웠던 이민 초창기 도산 선생의 가르침도 있다. 나는 7년 전 한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중국의 대한민국 독립사적지 탐방에 한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참가한 일이 있다. 12박13일의 강행군을 끝내고 모여서 토론을 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애국선열들처럼 죽기를 각오하고 독립운동 할 일도 없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애국할 수 있겠는가.' 그때 함께 여행했던 어느 연세 드신 역사학자의 말이 인상깊었다. "내 집 앞마당을 깨끗이 쓰는 것도 애국입니다." 운동을 하면서도, 오렌지를 따면서도, 마당을 쓸면서도 우리가 애국을 생각한다면 내 조국을 부끄럽게 만드는 온갖 비리와 부정이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흑백으로 정확히 옳고 그름이 가려지지 않는 과제에 부딪쳤을 때다. 그 한 예가 요즘 갑자기 찬·반 논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른 대한인국민회 유물 본국 위탁관리 문제다. 대한인국민회관 복원 때부터 관여해 온 인연으로 내게는 밤잠을 설치게 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끝에 유물 소유권을 가진 교회와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 뜻을 모았고, 유물의 보존과 연구, 한인사회와 후세 교육 등을 두루 만족시킬 만한 최적의 방법으로 찾은 것이 독립기념관으로의 조건부 위탁 관리였다. 독립기념관은 유물을 고해상도로 디지털화하고 인덱스 작업을 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을 갖췄으며 한국의 독립운동사만을 전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원이 10여 명이나 된다. 물론 세계 어디서나 학자와 후손들이 인터넷 접속을 통해 연구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한인사회가 유물을 확실하게 보존할 수 있는 마땅한 시설을 갖추면 언제든지 돌려보낸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 모든 일들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우리의 조건을 충분히 반영시키며 이뤄질 것이다. 전문시설을 갖춘 USC도서관이 디지털화하겠다고 나서고, UCLA가 수장고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한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이 귀한 자료들은 우리 이민자들의 것인 동시에 조국 독립운동사의 일부이기도 하다. 초기 이민자들이 조국 독립을 열망하면서 이바지한 귀한 업적을 한국의 전문 연구원들이 먼저 헤아리게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미국대학에 자료를 넘겨 디지털화하고 보존하는 것과 비교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유물의 한국행에 반대하는 새 단체가 갑작스럽게 결성돼 소송도 불사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반대하는 단체도 한미박물관을 건립해 궁극적으로 유물을 한인사회에서 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더욱 아쉬움이 크다. 한미박물관 건립은 아직 첫 삽이 땅에 닿지도 않았으니 몇 년이 더 걸릴지 모른다. 나중에 한미박물관이 유물을 보관할 만한 한인사회의 마땅한 시설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그때까지는 한국에서 애국심을 가진 한국 학자들이 보존·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렇게도 반대할 이유인지 묻고 싶다. 선조의 넋을 두고 법적 공방까지 벌이는 사이에 유물이 더욱 훼손될까 우려된다. 이번 일은 목소리 크고 돈 많은 사람이 힘을 쓰는 방식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

2014-10-10

'국민회관 유물 소송 위기' 양측 일단 만난다

대한인국민회관 유물의 한국 위탁 보관 문제를 두고 법정소송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단 양측이 대화를 통한 해결에 나서 주목된다. 유물의 한국행을 추진하고 있는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임시 이사장 민병용)'과 한인사회 보관을 주장하는 '한미역사보존위원회(위원장 김시면)'측은 오는 15일 만나,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역사보존위원회 측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 위탁 보관을 강행할 경우 '유물 이전 금지 가처분 신청(TRO)'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 측은 대한인국민회관 유물이 미주 한인사회의 소중한 보물임에도 방치, 훼손되고 있어 보존처리가 시급하고, 궁극적으로 한인사회에서 영구보존해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어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본다는 계획이다. 민병용 이사장은 "기념재단의 기본 입장은 훼손되고 있는 유물을 가장 잘 처리하는 방법이 한국에 잠시 보냈다가 한인사회에 마땅한 시설이 마련되면 돌려받는 것"이라며 "하지만 일부의 반대 의견도 존중하며 이들을 대화로 설득하고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 이사장은 "선조의 넋인 유물을 두고 법정에서 다투는 일인 만큼은 피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념재단 측은 지난 2003년 유물 발견 당시 대한인국민회관 복원회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추진 중인 한미역사박물관의 공동 이사장이기도 한 홍명기 회장과도 만나 유물 문제 해법을 찾는 등 전방위적 설득 작업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시면 위원장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기념재단 측 이사들이 유물의 한국행 결정을 바꾸지 않는다면 긴장 관계를 쉽게 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한인사회에 제대로 된 박물관이 없어 문제가 불거진 만큼 이번 기회에 한인사회 숙원인 박물관 건립을 위한 건설적 의견이 모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한인국민회 유물은 미주 한인 이민선조의 생활과 독립운동사를 기록한 2만여 점의 문건류로 한국학 학자들 사이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2011년 발견 후 제대로 된 연구는 커녕 줄곧 박스에 담겨진 채 창고에 보관되고 있어 훼손 방지를 위한 전문적 보존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문호 기자

2014-10-09

[기자의 눈] 방치된 유물과 9·11 박물관

최근 뉴욕에 다녀왔다. 제법 차가워진 가을공기에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LA와는 180도 달랐다. 바쁜 도심을 거침없이 휘젓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를 느꼈다. 이슬람국가(IS·이라크 급진 수니파 반군)의 뉴욕 지하철 테러 계획을 입수한 경찰들이 무시무시한 총기를 들고 경계를 서고, 각국 정상들의 잇따른 유엔본부 방문에 도로가 수도 없이 마비됐지만 그럼에도 즐거웠다. 그것조차 뉴욕이란 도시의 매력이라 생각했다. 뉴욕을 휴가지로 택한 이유는 박물관 때문이었다. 미국 제1의 도시답게 온갖 기억과 의미를 담아둔 장소가 여럿 있었다. 하지만 한 곳만 고르라면 올해 5월, 문을 연 9·11 추모박물관을 택하겠다. 전세계를 경악케 한 테러의 현장에 세운 추모박물관은 사실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비싼 입장료(24달러)를 내고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9·11 추모박물관에는 그날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시간대별로 테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대통령과 뉴욕시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분초 단위로 설명돼 있다. 알카에다 테러범들이 비행기 조종실을 점거한 후, 다급하게 신고하는 승무원들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들린다. 박물관 중심에는 무너진 잿더미 가운데서 꺼낸 월드트레이드센터의 기둥이 홀연히 서있다. 이 박물관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사람이다. 박물관 정중앙에는 하늘을 의미하는 파란 바탕에 9·11테러로 사망한 희생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다. 그 벽 바로 위에는 '시간의 흐름이 결코 그대들에 대한 기억을 지우지 못하리(No day shall erase you from the memory of time)'란 문장이 붙어있다. 몇 걸음을 옮기면 그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도 가족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 붙여놓은 전단지부터 13년 전 생존자를 찾아 나섰던 소방관의 육성 인터뷰, 다시는 돌아오질 못할 가족들을 기다리며 전화 자동응답기에 남긴 메시지가 끝없이 이어진다. 박물관은 9·11과 관련된 모든 것을 모아두려는 듯 보였다. 그날 아침 발행된 지하철 승차권과 취소된 야구 경기티켓도 버젓이 박물관 한쪽을 차지했다. 소방관들의 때묻은 옷과 테러를 피해 달리다가 굽이 나간 여성의 하이힐까지도 진열장에 넣었다. 불에 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서류까지도 빳빳한 종이에 붙여서 그날 얼마나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는지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유치원생들이 그린 성조기가 한쪽 벽면을 차지한 이 전시실에는 '교육'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LA한인커뮤니티에서도 최근 박물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2003년 복원공사 중 발견된 대한인국민회의 유물이 갈 곳을 잃고 골방에서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주 독립운동 1번지로 불린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은 10년 동안 전시품을 교체하지 못했고, 별도 직원도 없다. 9·11 추모박물관은 그날을 잊지 말자는 모두의 관심으로 세워졌다. 100년도 넘는 미주 한인 역사를 지킬 박물관 하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커뮤니티의 관심과 지원이 없다는 것은 더 큰 슬픔이다.

2014-10-03

[발언대] 유물이 위탁관리 대상인가

우리의 사회적 신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코리안아메리칸으로 분류된다. 한인 커뮤니티가 이민사 유물의 한국 위탁이니 뭐니 해서 양분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건 바로 이에 대한 인식의 부족 탓이다. 정체성이란 살아가면서 국가나 이념 종교 같은 제반 환경조건이 만들어주는 것이지 타고날 때부터 공짜로 받아 쥐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코리안아메리칸 신분이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미주 한인들은 한국이 혈연적 원천이고 받는 수(受)혜자이면서 동시에 주는 수(授)혜자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를 통해 주로 주는 수혜자에서 그 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해 왔다. 4.29 폭동을 통해 숱한 성금이 한국에서 쏟아져 들어왔고 IMF 때는 거꾸로 한인들이 많은 성금을 모아 한국에 보냈다. 정치 경제는 물론 학문이나 연예 기술 비즈니스 등 모든 분야에서 이렇게 주거니 받거니 한다. 미주 한인들은 한국과 미국을 잇는 쌍방의 문화사절이면서 한국과의 특별한 동병상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재외동포를 대한민국의 국력과 국격을 높이는 수단으로 삼고자 해외 인력풀 시스템을 가동시키면서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서로 도울 때는 문제가 없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릴 땐 어쩔 수 없이 부담스러운 관계가 될 수도 있다. 한때 한국인들의 의식 속엔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들은 모두 '친미파'로 각인되어 있을 정도다. 2007년 버지니아 공대생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 때 우리가 집단 죄의식에 빠졌던 것은 바로 그가 한국계였기 때문이다. 다행이 그땐 미국이 우리를 코리안아메리칸으로 받아주어 무난했지만 반대 현상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4.29 폭동 당시 백인들은 한인들을 희생양으로 만들지 않았던가. 한국과 미국 사이에 무슨 갈등이 일어난다면 이렇게 미주 한인들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번 이민사 유물의 한국 위탁관리 문제도 주고받는 관계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 유물은 우리 세대가 만든 이민의 결과물이 아니라 이전 세대들이 피땀 흘려 이룩한 역사적 소장품이기 때문이다. '위탁관리'라는 단어도 거슬린다. 유물이 어디 경영학이나 비즈니스로 풀어야 할 사안인가. '위탁'이란 스페인의 중세 봉건영주가 이슬람과 유대인 농노에게 가한 강제 공물징수 제도(encomienda)에서 비롯돼 아메리카 대륙 정복 후 300년 동안 원주민을 무차별 학살하면서 성행했던 노예제도다. 유물의 소유주가 따로 있는 만큼 교회는 관리인으로서 최선을 다하면 그만인데 사태를 여기에까지 이르게 만들었으니 그 책임도 만만찮을 성 싶다. 이제 유물의 진짜 소유주는 미주 한인의 후손들이다. 유물의 한국행은 그들의 미래를 포기하라는 말과 똑같다. 이미 스캔작업 리스팅 작업도 끝났다 하니 한국 연구자들의 연구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터이다. 그럼에도 원본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유물은 위탁의 대상이 아니라 현지 보존이 가장 합법적이고 합리적이다. 그리고 수장고는 미주 한인들이 스스로 만들어야 할 과제다. 그리고 지금은 그동안 무차별 한국으로 가져간 모든 유물에 대한 환수위원회를 가동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2014-09-30

[중앙 칼럼] 이민사 유물, 법정으로 가자는 말인가

대한인국민회 유물을 취재하면서 나름 걱정한 일이 있다. 유물의 한국행을 둘러싸고 일부 반대 소리를 접하면서 '혹시, 또' 하는 우려였다. 툭하면 송사를 벌여 판사들로부터 '제발 좀 되지도 않는 일로 법원에 오지 말라'는 핀잔을 들어온 LA한인사회가 다시 같은 일을 되풀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말이다. 설마 설마 했지만 결국 이번 일도 그렇게 돌아가려나 보다. 유물을 독립기념관에 조건부 위탁관리 하려는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결정에 반대하는 측에서 지난 24일자로 '디멘드 레터'를 발송했다. 아직 정식소송까지는 아니지만 소송을 염두에 둔 행동이라 그럴 가능성이 크다. 지난 4일 공청회에서 유물의 한국행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자 '설득하고 순차적으로 풀겠다'며 USC를 방문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의견을 수렴하던 기념재단 이사진은 허탈한 표정이다. 소송이 걸리면 기념재단 측도 맞대응을 할 수밖에 없을 터이니 급기야 유물은 사라지고 감정싸움만 깊어지는 것은 아닐는지 심히 염려스럽다. 유물을 한국으로 보내려는 기념재단 측이나 '반대하는 쪽' 모두가 궁극적 지향점은 같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학자들의 연구에 도움을 주고 후세들의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서라도 한인사회가 유물 보존과 관리에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 말이다. 기자의 생각으로는 기념재단측 결정이 조금 더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유물은 선조의 발자취이고 얼인 만큼 자존심을 걸고 미주한인사회에 남겨야 한다'는 반대쪽 의견도 훌륭하다. 하지만 한인사회에 그럴 만한 시설이 없고 연구 인력이 부족하며 유물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만한 자금 확보가 어렵다는 점은 큰 걸림돌이다. 당장 지난해 발표된 한미박물관 건립도 자금확보 등에 어려움이 커 지지부진하지 않은가. 수장고가 없으니 USC나 UCLA 같은 대학에 맡기자는 대안이 나왔다면, 똑 같은 이유로 잠시 조국으로 보내는 것이 자존심 상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대학 측의 1차적 관심은 연구를 위한 자료 접근이지 오리지널(유물 원본)보존.보관에 있지 않다. 기념재단과 독립기념관 측은 USC나 UCLA는 물론 전세계 학자들의 연구를 돕기 위한 모든 자료를 보존 처리 후 인터넷에 올리겠다는 방침이기도 하다. 인덱스 작업도 표준화한 방법이라 누구라도 접근이 용이하다는 게 독립기념관 측 설명이기도 하다. 지난 2003년 국민회관 다락방 공사 중 발견된 2만여 점의 유물은 초기 한인이민사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 연구에 귀중한 사료들이다. 그런 유물이 한국에서 연구되고 알려진다면 미주 한인 후세들의 교육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미주 한인과 그들의 이민 선조들이 얼마나 훌륭했던가'를 분명하게 인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기자가 유물의 한국행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이유는 또 있다. 기념재단 측 이사들이 계획하는 청사진이기도 하지만 유물을 보낸 후 한국 정부의 도움으로 기념관 시설을 확충해 역사교육의 산실로 꾸미겠다는 의욕이다. 유물을 한인사회에 남겨 자존심을 지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사실 LA인근을 포함해 남가주에 한인 이민사와 독립운동사를 함께 기억할 만한 장소는 국민회관 기념관이 전부다. 현재 전시.관리되고 있는 것도 이미 한국 정부의 예산지원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지금의 한인사회가 유물을 이곳에 남기고 과연 그런 역할까지 두루 해낼 수 있다면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번엔 한국으로 보냈다가 조건을 갖췄을 때 돌려받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싶다.

2014-09-26

대한인국민회 "한국에 유물 위탁 변함없다"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이 유물의 한국(독립기념관) 이관 방침을 재확인했다. 재단 이사회는 24일 국민회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3년 복원공사 중 발견한 유물(표 참조)의 독립기념관 조건부 위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서는 지난 4일 LA한인회관에서 있었던 '유물 공청회'에 대한 평가보고와 유물의 독립기념관 위탁 결정 배경 설명, 향후 기념관 활용을 위한 비전 소개 등도 있었다. 재단의 민병용 임시 이사장은 "유물의 한국 이관은 이민 선조들의 얼과 유산을 영구히 보내겠다는 것이 아니다.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처럼 한인사회가 유물을 더 잘 보관하고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다. 다만, 한인사회에 수장고가 없고 연구 인력도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 원본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위탁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 이사장은 "유물을 한인사회에 남겨야 한다는 공청회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사진도 오랜시간 다방면에 걸쳐 충분한 검토를 했고 최선책이라고 결정한 만큼 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대한 평가는 '유물의 한국행 반대'가 많았지만 일부 동원된 목소리도 있었던 만큼 순수성이 훼손됐다는 점이 강조됐다.하지만 재단은 유물 이관에 있어 겸허한 자세로 공청회 내용을 검토하고 앞으로도 투명하게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재단은 유물을 한국에 보냄으로써 훼손을 막고, 후세 교육을 위한 기념관 활용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물의 한국 이관에 따른 기념관 지원 내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구두 협의가 있었지만 앞으로 한인사회 설득작업이 진행되고 법률적 검토 과정이 끝나면 MOU(양해각서)를 통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성장로교회의 박일영 목사는 "현재 재단측에서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유물 훼손에 따른 독립기념관 위탁 보관은 가능할 것이라는 소견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LA카운티 법원은 지난 1984년 기념관 유물에 대한 소유권 분쟁을 중재하면서 '나성장로교회에 소유권이 있지만 99년간 커뮤니티 자산인 기념관과 부속물을 현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고 적시한 바 있다. 김문호 기자 ◇대한인국민회 2003년 발견 자료 현황 ▶문건류:6336점 1만7161매 A급:5327점=1만3698매 B급:735점=2795매 C급:329점=668매 ▶도서 유물류:402건 3206매 A급:229건=2631점 B급:132건=529점 C급:41건=11점 ▶기타류 도서 신문 360건=3081점 사진 2건=44점 유물 40건=81점 *유물 사료 중 A급으로 분류된 것 중에는 처음으로 발견된 것들로 장인환· 전명운 의거 재판지원 문건과 3·1운동 직후 대한인국민회 중앙총회 외교 및 재정모집 문건, 기미독립선언문 동판, 대한인국민회 독립선언서, 상해 임시정부 주요 공문 서류 등이 있다.

201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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